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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영재교육

 

 여러분은 한번 쯤 천재적인 두뇌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없으신가요? 뛰어난 머리를 갖고 태어나면 공부를 조금 덜 해도 시험 점수가 잘 나올 것 같고, 좀 더 쉽게 살 것 같다는 생각에 저는 어린 시절 영재학급 친구들을 마음속으로 많이 부러워하곤 했답니다.

 북한의 학생들도 공부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며, 뛰어난 학생들은 우리의 영재학급, 특목고와 같은 곳에서 별도로 선발되어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럼 남한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북한의 영재교육의 모습과 그 현주소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할까요?



 북한의 교육제도는 이전에 여러 기사에서도 다루어 왔듯이 유치원 높은 반 1년, 소학교 4년, 중학교 6년 총 11년의 의무교육으로 이루어 져 있습니다. 이 외에도 탁아소, 대학교, 연구원, 박사원 등의 과정이 있으나 보통 의무교육은 앞에서 언급한 11년이 전부입니다.




<북한의 교육제도>


 그러나 이번에 알아볼 영재교육, 즉 북한식 표현으로 수재교육과정은 이 일반 교육과정과는 다르게 이루어집니다. 흔히 영재교육은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1980년대까지는 영재교육을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교육 형태로 취급해 배척해 왔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뛰어난 소질과 재능을 가진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해 기초와 실용과학 분야의 유능한 인재로 키우라는 지시를 내린 이후로 북한도 영재 교육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특히 ‘강성대국’을 꿈꾸는 북한의 수재교육은 최근 들어 컴퓨터와 영어 교육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인 정보화 추세와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수재교육체계는 제1중학교, 예체능 교육기관, 외국어 교육기관 등의 수재 교육기관과 혁명 유자녀학원과 같은 특수층 자녀 교육기관으로 나뉩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북한은 성적만으로 수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 http://blog.daum.net/mounification/8768193 (북한학생에게 시험이란?) <-참조해주세요^^

 위에 링크한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에서는 성적과 출신 성분이 모두 우수해야 성공할 수 있고, 수재 교육을 받을 기회도 주어집니다. 즉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도 가족 중에 탈북자 등 소위 출신성분이 좋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더 나아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죠.

 이런 다소 불합리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이겨낸 북한의 상위 0.1%학생들은 드디어 수재교육기관에 진학하게 됩니다. 특히 이번에 중점적으로 알아볼 제1중학교는 과학, 수학, 물리분야의 수재교육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남한의 특수 목적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6년의 정규 중학교 과정입니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각 시, 군에 이 제1중학교를 설립하였으며 교과서와 참고서도 수재용으로 별도 제작, 공급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제1중학교의 모습을 외부에 공개하기도 했는데, 그 만큼 많은 지원을 하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부터는 이런 북한의 허락아래 남한의 원병오 박사(경희대 명예교수)가 2002년 평양의 촬영전문가의 협조로 취재한 평양 제1고등중학교의 실제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983년 설립된 평양 제1고등중학교의 모습입니다. 

 북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높은 빌딩같은 학교의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춘 곳입니다. 

 이 학교는 인민학교에서 중학교에 진학할 때, 또는 중학교 3학년에서 4학년에 진급할 때 선발된 우수한 학생만 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 평양 최고 수준의 학교인 만큼 아무나 갈 수는 없겠죠?
   
  북한 교육의 목표가 잘 드러나는 문구입니다. 학교 내에서 매일 이런 선전 문구들을 접하는 북한 학생들에게는 저 글이 어떻게 느껴질까요? 

 교육도 이렇게 사상에 따라 그 목적이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면서 교육학도인 저에게 왠지 모를 씁쓸함을 주는 장면입니다. 
 
  아리따운 여학생들이 고향의 봄을 부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한의 카메라에도 당당하게 모습을 보일 정도면 매우 우수한 학생들로 보입니다. 통일이 되어 함께 고향의 봄을 부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장면입니다^^
 
  평양 제1고등중학교의 과학실입니다. 실험용 책상과 여러가지 실험기구가 놓여져 있는 우리의 학교 과학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지만 북한의 학교가 모두 이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잊지 말아야 합니다.
 
  학생들의 실제 수업모습입니다. 남녀 합반에 좋은 책상,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과목을 공부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열심히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특이하다고 생각한 일본어 수업시간입니다.
 과거 북한에서는 소련의 영향으로 러시아어를 중요하게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국제 정세의 변화에 맞추어 최근에는 북한에서도 영어, 일본어 교육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평양 제1고등중학교와 같이 상위권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영미권 출신 원어민 강사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공부하는 학생들의 회화 수준은 놀랍게도 원어민도 인정할 만큼 매우 수준급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살펴보았듯이 북한에서도 우수한 학생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본질적인 목적은 북한의 체제유지에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내용 속에 필수적으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주체사상이 녹아들어가 있고, 학생들도 사회주의 체제에 필요한 맞춤 인재로 키워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 해커부대 사건의 배후에는 이 제1중학교 출신의 영재 학생들이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 가지 않아도 평균 토플성적이 남한보다 불과 3점 낮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들이 불법적인 일에 내몰리는 현실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김정은 체제하의 시대에는 이 제1중학교 출신의 신흥 엘리트들이 북한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엘리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나아가는가에 따라 한반도의 미래는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디 그들이 올바르고 열린 사고를 갖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지금 이 순간도 열심히 공부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 : 연합뉴스 ‘평양 제1고등중학교 수업모습 공개!’(200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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